아래 식당들은 맛집이라고 하기에는 좀 무리가 있고, 그냥 시간 있으면 한번 가서 먹어 볼 만하다. 그래도 셀축 시내가 작기 때문에 따뜻한 보렉 먹으러 가보는 것은 추천할 만하다. 


1. 셀축에서의 아침 - 오쿠무스 피데집 맞은편 보렉집

오쿠무스 피데가 맛있어서 아침으로 피데를 먹고 쉬린제로 떠나려고 했는데, 너무 일찍 나가서인지 화덕에 장작도 없었고, 오픈 준비에 한창이었다. 그런데 오쿠무스 맞은편 가판대에서 현지인들이 뭔가 사가는 걸 봤다. 


뭔지 모르겠지만 배도 고프고 현지인도 아침부터 사가는 거면 괜찮겠다 싶어 나도 하나 포장했다. 가까이서 보니 보렉 같은데, 물어보니 치즈와 시금치 두 가지 메뉴가 있었다. 터키어로 절반이란 뜻의 Yarim(야림)을 외치고 시험삼아 조금만 포장했다.


안타깝게도 여행 가계부 어플을 삭제하는 바람에 음식 가격이 하나도 남지 않았는데, 5리라 미만의 저렴한 가격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시금치 보렉을 구매했는데, 금방 만들었는지 뜨끈한 게 맛있었다. 그래서 다음 날 아침에는 시금치에 치즈 보렉까지 구매했는데 결론은 과욕이었다. 시금치 보렉만 먹으니 조금 모자른듯 맛있었는데, 치즈 보렉까지 먹으니까 약간 기름져서 결국 남기고 말았다.


치즈 보렉은 치즈 특유의 쿰쿰한 냄새도 나고 무엇보다 아침에 먹기엔 좀 느끼했다. 시금치 보렉은 느끼함도 덜하고, 씹는 맛도 있어서 간단한 아침 식사용으로 괜찮았다. 셀축 시내가 매우 작기 때문에 산책삼아 아침에 걸어가서 사기 좋다. 위치는 Okumus Pide(오쿠무스 피데) 맞은편이다. 참고로 Okumus pide집은 기차역 방향으로도 출입구가 있고, 반대 방향으로도 출입구가 있는데, 반대 방향 출입구 맞은편에 보렉 가판대가 있다.


오픈 시간은 최소 아침 10시 이전이다. 10시에 이미 보렉이 어느 정도 판매된 것으로 보였다. 정확히 몇 시에 여는지는 모르겠는데, 오전 10시에 가면 어느 정도 따뜻한 보렉을 먹을 수 있었다.


하루는 아주머니가 하루는 아저씨가 가판대에서 매일 아침 보렉을 판매했다


시금치 보렉. 기름기를 시금치가 좀 잡아줘서 맛있다


치즈 보렉. 느끼한 거 싫어하면 비추




2. 달콤한 피데 - 참깨 피데 Tahini(타히니)

타히니 피데는 참깨 소스가 들어간 달콤한 피데다. 이 가게에서는 후식으로 이 타히니 피데를 준다. 차이티와 먹으면 좋은 디저트다. 타히니는 참깨로 만든 소스다. 땅콩버터 피데라고 소개한 블로그도 있던데, 참깨 소스였다. 


셀축 피데집은 사실 시내 중심부에 있어 관광객이 자주 찾는 오쿠무스 피데집과 달리 중심부에서 약간 벗어나 있어 현지인이 주로 찾는 피데집이었다. 셀축 시내가 워낙 작기 때문에 도보로 5분 정도 거리에 있다고 보면 된다. 


혹시 성요한 교회, 셀축 박물관 근처에 숙소를 잡았다면 이 곳이 오쿠무스 피데집보다 더 가까이 있다. 난 숙소가 오쿠무스 피데집과 가까워서 주로 그 곳을 이용했는데, 혹시 타히니를 후식으로 주는 셀축 피데집이 더 가깝다면 여기를 이용하는 것도 좋아 보였다. 


참깨 소스라는데 사실 맛은 땅콩버터에 설탕을 잔뜩 뿌려 먹는 맛이었다.


 


3. 함시 튀김

셀축에서는 토요일마다 오토가르 근처에서 장터가 열린다. 이스탄불이나 안탈리아 같은 대도시에서도 장터 서너 군데 가봤는데, 셀축은 도시는 작아도 장터는 꽤 큰 규모로 열렸다. 어느 터키 장터나 마찬가지로 과일과 견과류를 싸게 구매할 수 있으니 여행 일정과 맞다면 셀축 토요 장터에 가는 것을 추천한다. 


장터에 몰린 사람이 어디서 주로 음식을 먹나 봤는데, 이 함시 튀김집에 손님이 가장 많았다. 참고로 셀축에서는 유럽 여행객과 중국 여행객 몇 명을 제외하곤 거의 현지인 일색이었다. 그래서인지 가격이 저렴한 편이었다. 메뉴판에는 다양한 생선 요리가 있었지만, 직원에게 물어보니 모든 손님이 이 함시 튀김을 먹고 있었다. 10리라로 가격이 가장 저렴한 메뉴(음료 별도)인데 별 기대 없이 먹었다가 꽤 맛있어서 사진을 찍었다. 직원 말로는 가시를 먹어도 된다고 했는데, 주변 사람들이 먹는 것을 보니 발라 먹는 사람이 많았다. 가시가 좀 거슬린데, 가격도 저렴하고 한번쯤 먹어볼 만했다.





이전 글에서 소개한 셀축 쉬쉬 케밥 맛집은 우리나라 블로그에 한번도 언급이 된 적 없지만, 이 오쿠무스 피데집은 여러 번 소개된 집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피데집을 소개하는 이유는 찾아가기 쉽고 맛도 좋아서다. 난 치맥, 피맥 중 피맥파인데 이 집의 피데는 정말 맛있었다. 참고로 피데는 터키식 피자라 보면 된다. 


혹시 터키식 향신료에 질린 분이라면, 채소 토핑이 올라간 피데를 추천한다. 나는 피자뿐만 아니라 고기도 참 좋아하는데, 고기가 들어간 피데는 터키식 향신료 냄새와 맛이 나서 차라리 없었으면 할 때가 종종 있었다. 이 글에서 소개하는 고기가 전혀 들어가지 않은 시금치나 버섯 피데는 어느 피데집을 가든 실패한 적이 없었다. 


다른 터키 피데집처럼 이 피데집에서도 우리나라에서는 찾기 힘든 통나무 화덕을 사용한다. 메뉴 구성도 다른 피데집과 마찬가지로 피데 + 샐러드가 기본으로 제공되며 음료는 별도다. 가격대는 10~15리라 사이였다.


시금치 피데. 시금치를 조각내서 준비 시간이 좀 오래 걸렸는데 맛은 훌륭했다. 

참고로 ıspanak 으스파낙 피데는 시금치 피데고, Isırgan 으스르간 피데는 쐐기풀 피데다.


버섯, 양파, 토마토, 치즈만 들어갔지만 담백한 맛이 정말 좋았다. 

터키 향신료가 전혀 들어가지 않아 아무런 부담없이 먹을 수 있다.


정말 작은 셀축 시내에서도 중심부에 위치해서 찾아가기 쉬운 오쿠무스 피데집. 

기차역쪽으로도 출입문이 있으며, 이 사진은 그 반대편에 있는 출입구 사진이다.


Okumuş Pide Salonu 위치

터키 최대 유적지인 에페소스와 과일 와인으로 유명한 쉬린제 마을을 갈 때 숙소로 잡는 도시 셀축. 이 도시의 대표 먹거리는 바로 쉬쉬 케밥이다. 쉬쉬 케밥은 간단히 말해 꼬치 구이다. 소, 닭, 양으로 만든 꼬치 구이로 우리나라에서 흔히 먹는 양꼬치 앤 칭따오를 연상하면 된다. 물론 중국 특유의 소스는 없다.


우리나라 블로그에서는 셀축 쉬쉬 케밥집으로 Tolga Çöp Şiş(톨가 쵭 쉬쉬, 이하 Tolga)를 꼽아서 방문해 봤는데, 이 곳도 괜찮았지만 양꼬치만 전문으로 하는 Şişçi Yaşar'ın Yeri(이하 Yeri)의 쉬쉬 케밥맛이 더 나았다.


Tolga에서는 소고기와 양꼬치를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손님도 거의 없고, 가게가 도로변에 그대로 노출된 야외 식당이라 어수선한 느낌이었다. 


Yeri에서는 양꼬치와 괴프테 단 두 메뉴만 판매하는데도 3대째 대를 이어 가족들이 운영하는 식당으로 현지인 손님으로 붐비는 맛집 느낌이었다. 실제로 구글 리뷰수도 30개와 200개로 Yeri가 3배 넘게 있었다. 참고로 두 식당 모두 저렴한 가격대에 메뉴 구성도 거의 동일하고 길가에 있어 찾기도 쉽다. 


Tolga는 소+양꼬치에 20리라. Yeri 양꼬치 가격은 확실치 않지만 16리라 혹은 18리라였던 것 같다. 두 식당 모두 양꼬치와 곁들어 먹을 수 있는 빵, 구운 양파, 구운 고추, 샐러드가 나온다. Yeri에서는 거의 모든 테이블에서 현지인들이 괴프테가 아닌 양꼬치만 먹고 있어 나도 그 메뉴를 시켰다. 


우리나라 블로그 검색 결과에 나오진 않지만, 구글 리뷰상으로 검증되고 실제로도 현지인으로 북적이던 식당인 Şişçi Yaşar'ın Yeri 양꼬치를 추천한다. Tolga의 소고기 꼬치구이가 궁금하면 역리서 양꼬치를 한 번 더 먹는 것을 추천한다. 그래도 궁금하면 셀축에서 피데를 먹는 것을 추천한다.    


우리나라 블로그에서 자주 언급되는 쉬쉬 케밥집 Tolga Çöp Şiş의 소+양꼬치


현지인들로 붐볐던 양꼬치 전문점 Şişçi Yaşar'ın Yeri



간판이 아니라 담쟁이 덩굴을 덮힌 Şişçi Yaşar'ın Yeri 식당 입구


Şişçi Yaşar'ın Yeri 구글맵 위치는 다음과 같다. 셀축 성요한 성당, 셀축 박물관 길 건너편에 있다. 셀축 오토가르와도 가깝다. 사실 셀축 도시 자체가 작아서 어떤 음식점이든 도보로 금방 찾아갈 수 있다.




Tolga Çöp Şiş의 위치는 아래와 같다. 성요한 성당에서 위로 좀 올라가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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